아주 오랫만에 내 자리를 찾은 듯한 하루...
이게 내 본 모습일테지...
그래도 밀려오는 잠은 정말이지 억누를 길이 없나보다...
늘 잠 앞에 무너지고 마는 나의 의지...
열한시가 넘어 그 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에서 갑자기 바뀌는 통화대기음...
그리고 이내 내게 걸려오는 그 아이로부터의 전화...
자기도 전화걸고 있었다는...
텔레파시가 통했다는...
정말 기분좋은 우연...
그럼에도 난 그 아이가 시무룩해할 걸 알면서도 맘과는 다르게 그럴 수도 있지라는...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리고 말았다...
그 아이의 환희에 찬물을 확 끼얹는 나의 모순된 행동...
이건 아닌데...
좋은 건 좋은거고...기쁜 건 기쁜건데...
그것마저도 부정하려하고 억지로 참는 나의 마음은 과연 무엇인 지...
무섭다....
이토록 냉정해질 수 있는 내가...
그토록 늦게 반응이 와서 미친듯 타오르다..미친듯 절규하고...미친 듯이 잊어버리는...
내 속에 과연 무엇이 나로하여금 이렇게 만드는 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정말 알고싶은데도 불구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