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지난 봄에 울다에 쓴 일기를 지금 읽어보면
'맞아, 내가 이랬었지.' 하면서
새삼 변한 자신을 느끼곤 해요.
내가 이렇게 사람을 피했었지, 맞아.
내가 이렇게 자존감이 없었었지, 맞아.
아마 늦은 봄, 여름 쯤까지도 큰 변화는 없었어요.
그 때도 늘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를 공부했고
글을 쓰면서 스스로를 치료하려고 했어요.
그러다가 이거 안 되겠다고 느꼈어요.
이제 내가 혼자 만날 수 있는 내 모습은 다 만났다고 느꼈어요.
이제는 관계라는 거울에 비춰야겠구나,
하는 생각.
그래서 조금은 용기를 내서 동기 MT를 떠난 것이지요.
아직도 망설이던 내 모습이 생각나요.
'친한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가서 혼자 있으면 어떡하지?'
'갈 때는 누구랑 같이 가지?'
'밥은 누구랑 먹지?'
갈까, 말까.
신청 문자를 몇 번이고 썼다, 지웠다.
전송 버튼을 눌렀다가도 전송이 다 되기 전에 취소를 눌러버리기를 몇 번이고 반복반복.
하지만 눈을 감고 또 생각 했어요.
'매일 같은 일상 속에서 살면,
매일 같은 자리에만 멤돌 뿐이야.
다른 선택을 해야
다른 삶이 찾아오고
다른 내가 될 수 있어.'
라고.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도 함께요.
'새로운 행동에는
새로운 친구들이 따르고
새로운 친구들에는
새로운 삶이 따라온다.'
그래서 '에라잇. 그래도 다 동긴데, 나를 잡아 먹기야 하겠어?'
하고 눈을 딱 감고 전송 버튼을 꾸욱.
-
그리고 MT 날이 되었지요.
친구가 없었으니 혼자 약속 장소로 나갔어요.
두 명의 동기가 와 있었고
그 친구들과 이야기를 했어요.
의외로 이야기가 잘 통했고
그 중 한 친구와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지요.
'아 진짜 우리 MT 안 갔으면 어쩔 뻔 했냐.'
하면서 손뼉을 치는 그런 친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