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에서 Y군을 만났다.
초등학교때 동창이었던 Y군은 내가 좋아했던 녀석으로 나보다 키가 작았다.
작년에 있었던 초딩동창회때 뒤늦게 갈색의 머리를 날리면 등장했던 Y군..
괜히 사람마음을 가지고 농락?했던 나쁜 Y군..(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쨌든.. 그런 Y군을 통신에서 만났다.
대뜸 한다는 소리가 K군이 결혼한다고.. 나보고 오라는 것이었다.
얼마전까지 알고지냈고 가장 최근까지 만났던 K군의 결혼이라니..
K군의 결혼식은 일요일이었고, 2개월전에 결혼한 B군과 같은 결혼식장 이었다.
왜 다들 그곳을 선호하는지는 모르지만 난 죽어도 그곳에선 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B군때에 이어서
이번에도 하게되었다.
못갈게 뻔해써 못간다고 말했다.
Y군은 사회를 보게 될것 같다며 걱정했다. K군이 부탁했다면서.
난 시간봐서 간다고 둘러대고는 아무런 생각없이 일요일 아침을 시작했다.
(아.. 토요일날 밤에 K군에게서 다섯개의 문자가 왔었다. 꼭오라고.. 안오면 안본다고.)
즐거운 주말을 알바에 투자하고픈 생각은 없었지만, 어쩌랴...
전화한통이 왔다.
L군이었다. 결혼식에 갈거냐고 묻길래 못갈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나서 하루가 너무 바쁘게 지나갔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태어나서 비됴방에 사람 그렇게 많은건 처음이었다는.. -_-;;;
친구L양은 전화해서 갔다왔다면서 한참동안을 떠들어댔다.
K군이 결혼하는 또다른 L양이 상상했던 L양이 아니라고.. 작고 귀여운 L양이 아니라..
우리가 혐오하고 싸가지없던 L양이라면서 막 흥분했다..
뭐.. 난이미 알고있었던 사실이지만. 하핫..
일이 끝날즈음 문자를 보내줬다. 결혼 잘했냐고.. 다음번엔?꼭 가마하고..
집에와서 옷을 갈아입는데 전화가 왔다.
K군이었다.
혀꼬이는 발음으로 뭐라고뭐라고 중얼거리기 시작하더니.. 왜안왔냐고 물었다.
가고싶었지만? 사정으로 인해서 못갔다고 말했다. 아주 절실하진 않았으니.. -_-;;
그런데 이녀석이 한다는 소리가..
보고싶었는데 안왔다면서.. 진짜진짜.. 진짜진짜.. 진짜를 계속 반복해서 중얼대는게 아닌가..
누가 거짓말이랬나??
웃으면서 나중에 보자고 말했지만 K군은 계속해서 보고싶었다고 말했다.
올줄 알았는데.. 믿었는데.. 너만은 꼭 와주길 바랬는데 안왔다면서..
한순간에 사람 여러기분 들게 만드는 녀석이었다.
친구는 친구였다. 아주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가까웠다.
나를 그렇게 생각해 주는 K군이 고마웠다.
진짜를 강조해 가면서 말하는 K군.. 다음주에 보자고 약속을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마음 한구석이 찡하다.
B군이 결혼할땐 안그랬는데. 기분이 싸아..한게. 알수없는 기분이 들었다.
나도 빨리 결혼을 하던가 해야지.. 쿨럭쿨럭.
아무튼 나는 벌써 친구 두명을 장가?보내고.. 이제 다음에 갈 녀석이 누군지 생각하는 중이다.
아무래도.. 위에서 말한 L군이 가장 유력하다.
이번엔 일저질러서 하는 결혼이 아니라.. 정상적인 결혼을 하길 바라면서.. 후훗.
아.. 나도 결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