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답답하고 힘든 마음에
아빠에게 편지를 보냈다.
내가 지금 이렇게 힘들게 지내고 있고
그게 다 아빠 때문이라고.
연애도 힘들고 일 하는 것도 너무너무 힘들다고.
그러니 등록금 갚는 것좀 도와달라고.
딱히 아빠에게 뭔갈 기대했다기보다는
속이라도 털어놓고 싶어서
써서 보내버린 편지였다.
보내고 나서는 속시원한 느낌에 기분 좋아하다가
도착했는지 말았는지 신경도 안 쓰고 있었는데
오늘 아빠에게 문자가 왔다.
편지를 잘 받아 읽었다며.
부탁한 300만 원을 해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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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성폭행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해서
수그리고 나오는 것 같다.
아무튼 내 요구가 먹히는 게 참 기분이 좋다.
별 기대도 안 하고 있었는데
덜컥 300만 원이 생겨서 기분이 너무 좋다.
뭐 아직 좋아하기에는 이르지만.
아버지의 말은 나의 계좌로 300만 원이 들어와야지만
믿을 수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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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삼백 만원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면 바로 등록금 다 갚아버리고
요번 달 월급 135만 원,
다음 달 월급 140만 원 해가지고
270만 원이 생기게 되는 거다.
그러면 엄마 임플란트 한다고 했으니까 조금 보태주고.
얼마를 보내줘야 할까.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조금 보태주고.
100만 원 정도는 저축을 하고.
나머지 100만 원은 생활비로 써야지.
어차피 학교 다니면서도 아르바이트를 할거라서
생활비는 벌겠지만
돈이 조금 있는 상황에서 돈을 버는 것과
돈이 하나도 없을 때 돈을 버는 것의 느낌은 다르다.
벼랑 끝에 서 있는 것과
편안히 땅 위에 서 있는 것은 다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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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 월급 타면
일단 파마를 해야겠다.
화장품도 사고 힣
즐겁게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