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를 한 학기 쉰 대가가 아주 혹독하게 몰아치고 있다.
동생에게 급하게 돈을 빌려서 그동안 밀렸던
교통비와 휴대폰 요금, 신용카드 대금을 갚았다.
한숨 돌렸나 싶었는데,
대금들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나와서,
월세로 남겨야했던 것보다 5만원 정도 적게 남아버렸다.
교통비나 휴대폰이나, 신용카드나-
어차피 내야 이번 달에 또 새로 쓸 수 있으니 내는 게 남는 거긴 한데,
당장 또 월세가 비어버리니 당황스럽다.
내일 또 돈을 빌려봐야겠다.
이런 상황인데 설상가상으로 자꾸 전자제품들이 망가진다.
냉장고는 지난 주에 이미 망가졌었다.
룸메언니나 나나 고칠 돈도 없고 해서,
혹시나 싶어 며칠 꺼두어보았지만 돌아오지 않아서,
수리를 해야할 것 같다.
얼마가 나오련지-
휴대폰도 갑자기 맛이 가서,
전화를 걸면 화면이 켜지질 않는다.
전화를 끊으면 화면이 다시 돌아오긴 하는데
ARS를 이용할 수가 없어서 답답하다.
카드사, 은행에 전화를 해서 얼마를 갚아야 되는지
얼마가 남았는지 물어보고 확인도 해야 하는데
터치가 안 되니까 ars를 할 수가 없어서
자꾸 확인이 안 되어 답답하다.
그러는 와중에 오늘 노트북도 맛이 가기 시작했다.
키보드가 잘 안 쳐지고,
자꾸만 렉이 걸린다.
타이핑 알바를 하려고 했는데
이거 원 쓰면 잘 지워지지도 않고
자꾸 버벅거리고-
게다가 지난 주에는 집에 갔다가 렌즈마저 하수구에 빠뜨렸다.
다시 맞추려면 20만원 정도의 돈이 든다.
.
.
아 웃음밖에 안 나온다.
뭐지?
평소에는 잘 일어나지도 않는 일들이 겹겹이 한꺼번에 일어나니까
누가 나갖고 장난치나, 이런 생각도 든다.
누가 하나씩 하나씩 장난을 치는 거야.
내가 하나를 해결하면 또 하나를 망가뜨리고
내가 또 그걸 해결하면
이번엔 이 문제를 터뜨리고!
이런 식으로 나를 야금야금 괴롭힌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습이 안 된다.
이번 주를 기점으로 정리가 될 줄 알았는데,
음-
그래서 점점 예민해져가고 있다.
아까는 하도 컴퓨터가 안 돼서 욕을 하고 말았다.
얼른 잔액 확인 하고 더 이상 안빠져나가게 통장에서 돈을 빼야하는데
은행 홈페이지가 자꾸 먹통이 되는 바람에
조급해진 것이다.
성인이 된 이래 금전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인 것 같다.
자취까지 하다보니 더더욱 돈이 나갈 데도 많고-
그런데다가 욕심은 또 곧죽어도 못 버려서
이런 와중에도 어학원을 등록했다.
교환학생 가고 싶어서.
그것만 안 했어도 훨씬 편했겠지만
그거 안 하고 편하느니
차라리 그거 하고 뒷수습하는 게 낫다.
내가 하고 싶은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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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쨌든 조만간 해결이 안 되면 점점 예민해질 것 같다.
일단 급한 건 이번 달 월세랑 공과금.
핸드폰 요금은 조금 밀려도 되니까.
사야할 것들은 휴대폰 결제해서 조금 미뤄놓고
현금은 전부 월세로.
내일 얼른 체크카드 신용기능 정상화시켜서 신용기능 쓰고.
다행히 오늘 점심도 팀장님이 사주시고
내일 점심도 회식을 할 거라고 한다.
저녁은 안 먹기로 했으니-
내일은 교통비만 쓸 수 있을 듯.
다음 달 월급 탈 때까지 저녁은 안 먹기로 했다.
냉장고가 고장나서 식재료를 보관할 수도 없고
사먹자니 비싸고-
어학원 가기 전에 살도 좀 뺄겸
(어학원에 마음에 드는 오빠를 발견!)
저녁은 방울토마토로 먹고,
아침엔 꼭 집밥.
점심을 든든히!
최대한 덜 돌아다니고
주말 아르바이트 틈틈이 구하자.
아 그래도 할 건 많다.
친한 사람들 세 명이 전부다 이번 달 생일!!!!!!!!
룸메, 같이 여행 간 언니, 내 사랑 송자까지.
에휴,
뭐 그래도 이건 신용카드로 쓰고
다음 달 월급 받으면 넣기로 하고.
일단 지금 급한 건 십만원 정도를 더 빌려야 한다는 것이다.
월세를 만들어놔야 하니까.
교통비 대금이 청구된 것보다 훨씬 많이 나와서
슝슝 빼가는 바람에 비어버렸으니.
그저께 주말 알바한 거는 월말에 돈을 준다고 했으니
다음 달로 넘어간다.
월세일은 19일인데, 그 때까지 일 할 수 있는 날도 없다.
평일엔 다 근무니까-
빌려달라고 말 해볼 만한 사람은 다 했고,
새삼 느끼는 건데 내 주변에 돈이 많은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끼리끼리 사귄다고,
정말 가난한 사람들끼리 사귄다.
뭐, 덕분에 치열한 사람들이 많은 건 좋지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내일도 연락을 돌려보아야겠다.
이번을 마지막으로 이제 돈 좀 그만 빌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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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기대된다.
27일부터 어학원을 가기 시작한다.
레벨 테스트를 봤을 때, 나를 테스트해준 선생님이 있었는데
너무 멋있어서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는 중이다.
딱! 딱 내 이상형.
아직 이야기를 안 해봐서 성격은 다 모르지만,
어쨌든 어학원 다니면서 친해지고 싶고
좋은 감정을 갖게 된다면 표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기대기대,
도 하고 예쁘게 꾸미고 가고 싶은데 그럴 돈이 있어야지!
설상가상으로 렌즈도 없다.
원데이라도 살까- 그럼 돈이 또 많이 들겠지.
으으
오늘의 교훈.
오늘을 즐기면 수습은 고통스럽다.
지난 학기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을 수 있어서 매우 좋았으나
이렇게 후폭풍을 맞이하고 있달까.
게다가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해야 하기 때문에
자린고비처럼 아껴쓸 수도 없어서
계속 벌고 있어야만 한다는 걸 깨달았다.
돈이 아무리 없어도 꽂히면 해야 하는
비경제적인 습관 때문에..............
돈이 없더라도 언제 여행을 계획할 지 모르고
언제 어학원을 등록할 지 모르고
언제 책을 지를 지 모르기 때문에
그냥 벌고 있는 게 나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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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7일에 월급이 나오고
말 즈음에는 생활비 대출을 받을 수 있으니까
이제 조금만 버티면 된다.
월세가 고비.
이것만 해결하면 한숨 돌린다.
너무 휘둘리지 말고 할 일 하면서 잘 해결하자.
내일은 휴대폰 결제로 책 두 권 사서 공부 시작하고.
언니들이랑 친구 생일 선물 사고.
밥 약속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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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0만원 빌리기
2. 당일 지급 아르바이트 2건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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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스트레스 받지 않기.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이렇게 된 거고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이러는 거니까.
당구장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때를 생각 해.
그 때 필리핀 가려고 정말 힘들게 일했었지?
평일에 학교 다니고, 카페 아르바이트 하고
주말에는 당구장까지.
너무 힘들 때면 이렇게 생각했었잖아.
'필리핀 가려고 하는 거야. 내가 선택한 거야.
불평하지 말자. 필리핀에 가 있을 나를 생각해.'
지금도 마찬가지.
교환학생 가고 싶어서 하는 거야.
영국 가고 싶다는 내 선택이었어.
불평하지 말고,
영국에 가 있을 나를 생각해:-)
얍얍